이수동 화백 그림
"그녀의 그림자" 외 8편
이수동 <그녀의 그림자> 캔버스에 아크릴, 33.3x24.2cm
많은 사람들의 중매를 섰지만, 이 친구만큼 내 마음에
그리 흡족한 친구도 많지 않습니다.
결혼을 결정하면서 많이 힘들어 했고,
두 사람의 연락책이었던 저는 특히나
고생을 많이 했지요. 오죽하면 여자 친구네 집에 가서
어머니 앞에 결혼할 그 남자는 제가 장담한다고
각서까지 ?었습니다. 하여튼 이러한 노력들은 알음알음
교회내에서 소문이 나서
이후 32쌍을 결혼시키는 일을 이루어내고 말지요.
이수동 <그녀가 온다> 캔버스에 아크릴 40.9x53.0cm
원체 동갑내기 친구들을 만날때 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같이 늙어가고, 어느새인가 나는 그 아이들의 아이들의
삼촌이 되어가는 참 편한 이 땅의 항렬제도도
뭐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 그녀가 혜화동 저편 에서 걸어 오는 걸 봅니다.
내 고운 친구입니다. 이제 얼굴에는 약간의 주름이 잡혀가는 걸 보니
서로의 나이를 인정하는듯, 푸근하게 웃습니다.
이수동 <그녀가 온다> 캔버스에 아크릴, 2006, 33.3X24.2cm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내게 있어 그것은 참 좁디좁게 한정된 친구들과
가족과, 외국에서 그렇게도 오랜 시간들을
보내는 동안 내게 <사랑한다>고 고백해 준 좋은
친구들이 있었고, 가을이 되니
또 이 친구들의 얼굴이 꿈에 하나씩 그
리움으로 포장되어 나타납니다.
이수동 <대화> 캔버스에 아크릴
오랜 친구와의 대화만큼 행복한 시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진솔함은 세월의 겹을 넘어, 그 아련한 속살의
흔적을보드랍게 꺼내놓습니다.
제가 이수동 화백의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야기꾼이라는 말.....
쉽게 들을수있는 칭찬이
아니더군요. 그의 그림 속엔 항상 그리움의 연서와 연애,
그립다는 말, 뭐 이런것들이
소소하게 그려집니다. 바다국화 꽃이
그리워 바다로 왔다가 그렇게 바다에 몸을 던지고 싶다가도
그 꽃 피우는 모습에 다시 한번 생의 자리를
보듬어가려고 돌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수동 <인연> 캔버스에 아크릴,33.3X24.2cm, 2006
이수동 화백의 그림에는 항상 그리움이 잔잔하게 녹아 있습니다.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식물적인 상상력이
녹아 있다는 것은 그가 그림속에
꽃과 나무를 통해, 결국 우리의 삶도
그 식물들의 섭생과, 자라남과 피어짐이 같음을
그리 다르지 않음을 말하려는 것이겠지요.
저는 솔직히 이 그림을 볼때마다
예전 영화 <러브레터>를 보는 것 같습니다.
눈 위에서의 대사들....<오갱끼데스까.....와타시와 갱기데스>
이수동 <하늘보다>72.7X53.0cm, 캔버스에 아크릴, 2006
사랑에 빠질땐......꽃에게 길을 물어 갑니다.
그 환한 십일간의 피어남과 짐, 그 사이의 긴장, 그 속에서 나를 사로잡는
잔잔한 그리움의 깊이가 얼마나 내 안에서
나무로서 자라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싶기 때문이죠.
이수동 <꿈에> 72.7X53.0cm, 캔버스에 아크릴, 2006
가을이 깊어가서 그럴까요
어제 내린 가을비로 인해 하늘은 약간 혼탁한
조갯살 차우더의 회백색을
띠지만, 그 속에서도 오히려 뭔가 한 색조 가라앉은듯한
차분한 마음이 오늘 이 시간 저를 사로잡네요.
이수동<사랑-포도나무를 베어라> 캔버스에 아크릴, 200
친밀감이란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상실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 솔직해지고, 그를 위하고 싶어지고,
좋아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정의를 아주 좋아합니다.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
무엇보다도 솔직하게 내 자신의 껍질을 베어버리고
나목으로 용기있게 설수 있는 것.<김홍기>
이수동 <지독한 사랑> 캔버스에 아크릴
때로는 아리고 상처받고 힘들어도
그 속에서 저 깊은 거품 속으로 한올한올 거대한 뿌리를 키우며 커가는
세월 속, 그 사랑의 깊이를 이번 가을에는 다시 한번 발견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낮은 한숨으로.....지나간 사랑의 추억을 곰삭이지만
다시한번 그 진부했던 일상은, 내가 살아내야 할 깊디
깊은 뿌리임을 배우는 시간......
가을은 이래서 좋은가 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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