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호가 있는 임실 섬진강댐에서 광양만까지 140여킬로미터를 흘러가는 섬진강 물줄기따라 섬진강 자전거전용도로가 최근에 개통되었다. 수석전시장과도 같은 섬진강의 비경을 바라보며 가는 길이다.
크게 굽이치는 섬진강을 따라 천담교를 스쳐지나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마을로 접어들면, 어치리에서 현수교를 지나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까지는 장군목 유원지로 불리는데, 이곳이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선사한다.
자전거길 옆으로 흐르는 섬진강은 아직까지 강이라기보다 넓은 계곡 같다.
폭이 좁고 수심이 낮아 물길이 바위에 막히면 돌아가고, 돌을 만나면 여울을 만든다.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 시인의 생가가 있는 진메마을을 지나 봉긋한 용궐산을 베고 안온하게 누운 마을 앞으로 섬진강이 흐르고 있다.
자전거길 왼쪽으로 기암괴석을 품고 있는 용골산과 무량산이 병풍처럼 버티고 섰고, 강 바닥에는 섬진강물이 다듬어 놓은 기묘한 바위들이 약 3㎞에 걸쳐 펼쳐져 있다.
그 바위들 중에는 요강바위로 불리는 것도 있다. 아들을 낳지 못하는 아낙네가 이 바위에 걸터앉아 소변을 보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한때 이 전설을 신봉한 도굴꾼들이 바위를 훔쳐 간 적도 있었다고 하니 믿어야 할지 웃고 넘겨야 할지...
이 절경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포인트는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다. 출렁거리는 현수교에 올라 무량산 봉우리부터 강바닥까지 위에서 아래로 시선을 천천히 떨어뜨리면 잘 그린 산수화를 감상하는 느낌이 든다.
바위들마다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 현종 때의 인물인 양운거는 이 지방의 양반으로 흉년이 들 때마다 가난하고 굶주린 백성들을 구제하는 일에 큰 은혜를 베풀어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으며, 임금은 그에게 관직까지 내려주었다.
그러나 양운거는 이를 사양하고 오직 이 종호 바위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를 짓고 술 마시는 낙으로 인생을 즐겼다고 한다. 종호 바위는 양운거(楊雲擧)가 자연과 풍류를 즐기기 위해 찾던 곳이다.
종호란 “시객들의 흥겨운 노랫소리가 종소리처럼 메아리친다”는 뜻으로 양운거가 지은 이름이란다.
강 건너 큰 바위 둘과 정자가 하나 보이는 지점에서 안내판이 나온다. 바윗덩이의 이름은 각각 '육로암'과 '종호암'이고, 정자의 이름은 '종호정'이다.
또다른 이야기로 약 500여년 전 순창 동계 무량산 밑에 있는 구미마을에 양배ㆍ양돈 두 형제가 있었다. 이들은 연산군 때 인물로 때마침 무오사화(1498)ㆍ갑자사화(1504)가 연이어 일어나 유능한 선비들이 당쟁의 제물로 떼 죽음 당한 것을 보고 벼슬길에 환멸을 느껴 형제가 함께 고기를 낚는 일로 낙을 삼았으니 사람들은 이들을 양처사 형제라불렀다.
이들 형제가 의좋게 앉아 낚시를 즐기거나 시를 읊조리던 두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를 형제바위라하고 또 형이 앉은 바위를 그 이름을 따서 배바위, 동생이 앉았던 바위를 돈바위라 불렀다.
이들이 어찌나 형제간 우애가 돈독하였던지 사람들이 자기 자녀들을 나무랄 때는 언필칭 "너희들도 양진사 형제의 우애를 배워야 한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의 일이었다. 그날도 두 형제는 어김없이 형제바위의 이균기에 나와 낚시에 여념이 없었는데 어느덧 해가 서산에 지고 어둠이 깔려오기 시작했다.
별안간 일진광풍이 스쳐가더니 난데없이 상여틀만한 호랑이 두 마리가 나타났다. 두 형제는 처음 당한 일이라 매우 놀라고 당황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 동정을 살펴보고 있노라니 두 놈이 서로 애무하고 괴성을 내는 것으로 보아 암수가 아니면 형제호랑인 듯하였으며 또 조금도 어금니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적대감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리고 처음에는 물가에 우두커니 서서 이쪽을 바라다보기만 하던 호랑이가 물 속으로 첨벙첨벙 들어오더니 그들이 앉아있는 형제바위 근처까지 와서는 돌아서서 뒷걸음질쳐 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꼬리를 막 흔들어 대자 그제서야 호랑이의 뜻을 알아차린 두 형제는 등에 올라타보았다. 그랬더니 두 호랑이는 쏜살같이 내달아 순식간에 그들 형제가 살고있는 집 대문 앞에 당도하였다. 그로부터 두 형제는 호랑이를 타고 다니며 낚시를 즐겼다.
아무튼 무량산 호랑이도 덕성이 높은 두 선비를 알아보고 이와 같이 했다는데 이상하게도 100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던 호랑이가 100일이 넘자 그 자취를 감추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로 두 형제는 호랑이 형제와의 정의를 잊지 못하여 호화를 그려서 벽상에 붙여놓고 때때로 그리워하였다.
그로부터 한참 후 어느 해 겨울에 무량산에 눈이가득 쌓인 날 토끼몰이를 갔던 장정들이 무량산 꼭대기에서 새끼호랑이 두 마리를 잡아기지고 왔다. 이를 본 두 형제는 깜짝 놀라 그 호랑이를 많은 금전을 주고 사서 무량산 중턱에다 풀어주었다. 그것은 전일에 호랑이와의 인연을 생각해서였다. 그랬더니 그날 밤 꿈에 전에 만났던 두 호랑이가 나타나서 말하기를 "죽게 된 새끼를 지켜주신 은혜가 백골난망입니다. 앞으로도 무량산 주변에서 살아갈 것인데 저희 족속들은 어떠한 경우라도 선비님들 자손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첩첩산중인 이곧 무량산 아래 귀미마을에서 두 선비의 자손들이 500년을 세거해오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자손 중에 호환을 당한 사람이 없었으며 그 자손들도 사냥을 하고 몰이를 하고 덫을 놓아도 호랑이를 잡거나 해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꿈에서 만난 호랑이와 약속이 아직도 유효한 것일까? 후일에 두 선비는 향사를 받았는데 형은 지계사에서 제향하고 아우는 아계사에서 제향하였다. 그들은 각자 정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형의 정자는 구암정(龜巖亭)인데 지방문화재 제131 호요, 아우의 정자는 광제정(光霽亭)으로 지방문화재 제130호로 지정되어 국비로 관리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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