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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부사시사 (漁父四時詞) 오우가(五友歌)

餘香堂 2015. 3. 1. 17:53

 

윤선도 [尹善道]조선 문신·시조작가

 

1587(선조 20)~ 1671(현종 12).

조선 중기의 문신·시조작가.

 

 

 

정철·박인로와 더불어 조선 3대 시가인(詩歌人)의 한 사람으로, 서인(西人) 송시열에게 정치적으로 패해 유배생활을 했다. 자는 약이(約而), 호는 고산(孤山)·해옹(海翁). 부정공(副正公) 유심(唯深)의 둘째 아들이었는데, 8세 때 백부인 관찰공(觀察公) 유기(唯幾)의 양자로 가서 해남윤씨의 대종(大宗)을 이었다. 11세부터 절에 들어가 학문연구에 몰두하여 26세 때 진사에 급제했다. 1616년(광해군 8) 이이첨의 난정(亂政)과 박승종·유희분의 망군(忘君)의 죄를 탄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유배를 당해, 경원(慶源)·기장(機張) 등지에서 유배생활을 하다 1623년 인조반정이 일어나 풀려났다. 고향인 해남에서 조용히 지내던 중 1628년(인조 6) 봉림(鳳林)·인평(麟坪) 두 대군의 사부가 되면서 인조의 신임을 얻어 호조좌랑에서부터 세자시강원문학(世子侍講院文學)에 이르기까지 주요요직을 맡았다. 그러나 조정 내 노론파의 질시가 심해져 1635년 고향에 돌아와 은거했다.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가복(家僕) 수백 명을 배에 태워 강화로 떠났으나, 이미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남한산성을 향해 가다가 이번에는 환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상을 등질 결심을 하고 뱃머리를 돌려 제주도로 향해 가던 중 보길도의 경치를 보고 반해 부용동(芙蓉洞)이라 이름하고 여생을 마칠 곳으로 삼았다.

 

1638년 인조의 부름에 응하지 않은 죄로 영덕(盈德)으로 유배를 당해 다음해 풀려났다. 보길도로 돌아와 정자를 짓고 시(詩)·가(歌)·무(舞)를 즐기며 살았으며, 효종이 즉위한 이래 여러 차례 부름이 있었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 무민거(無憫居)·정성당(靜成堂) 등 집을 짓고, 정자를 증축하며, 큰 못을 파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면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1659년 효종이 승하하자 산릉(山陵)문제와 조대비복제(趙大妃服制)문제가 대두되었다.

 

남인파인 윤선도는 송시열·송준길 등 노론파에 맞서 상소로써 항쟁했으나 과격하다고 하여 삼수(三水)로 유배를 당했다. 1667년(현종 9) 그의 나이 81세에 이르러 겨우 석방된 뒤 여생을 한적히 보내다가 1671년(현종 12) 낙서재(樂書齋)에서 세상을 마쳤다. 그는 성품이 강직하고 시비를 가림에 타협이 없어 자주 유배를 당했다. 한편 그는 음악을 좋아하는 풍류인이기도 했다.

 

특히 그가 남긴 시조 75수는 국문학사상 시조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진다. 그의 시문집으로는 정조 15년에 왕의 특명으로 발간된 〈고산유고〉가 있다. 이 시문집의 하별집(下別集)에 시조 및 단가 75수가 〈산중신곡 山中新曲〉 18수, 〈산중속신곡 山中續新曲〉 2수, 기타 6수, 〈어부사시사 漁父四時詞〉 40수, 〈몽천요 夢天謠〉 5수, 〈우후요 雨後謠〉 1수 순서로 실려 전한다. 〈산중신곡〉 18수 가운데 〈오우가 五友歌〉는 물·돌·소나무·대나무·달을 읊은 시조로 널리 애송되었다.

 

〈어부사시사〉는 효종 때 부용동에 들어가 은거할 무렵에 지은 것으로, 봄·여름·가을·겨울을 각각 10수씩 읊었다. 그의 시조는 시조의 일반적 주제인 자연과의 화합을 주제로 담았다. 우리말을 쉽고 간소하며 자연스럽게 구사하여 한국어의 예술적 가치를 발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숙종 때 이조판서(吏曹判書)에 추증되었다. 시호는 충헌(忠憲)이다.

 

 

 

   어부사시사 (漁父四時詞)

 

         춘사(春詞)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
배떠라 배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江村) 온갓 고지 먼 비치 더옥 됴타

날이 덥도다 믈 우희 고기 떳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갈며기 둘식세식 오락가락 하느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낫대는 쥐여잇다 탁쥬ㅅ병(濁 甁) 시럿나냐

동풍(東風)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동호(東胡)를 도라보며 셔호(西湖)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압뫼히 디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우는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漁村) 두어 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뒤노나다
고운 볃티 쬐얀는듸 믉결이 기름갓다
이어라 이어라

그믈을 주어듀라 낙시를 노흘일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濯?歌)의 흥(興)이 나니 고기도 니즐로다

셕양(夕陽)이 빗겨시니 그만하야 도라가쟈
돋디여라 돋디여라
안류(岸柳) 뎡화(?化)는 고비고비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을 불리소냐 만사(萬事)를 생각하랴

방초(防草)를 발와 보며 난지(蘭芷)도 뜨더보쟈
배셰여라 배셰여라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시른 거시 므스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제는 바뿐이오 올 제는 달이로다

취(醉)하야 누얻다가 여흘 아래 나리려다
배매여라 배매여라
락홍(落紅)이 흘러오니 도원(桃源)이 갓갑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홍딘(人世紅?)이 언메나 가렷나니

낙시줄 거더노코 봉창(?窓) 이 달을 보쟈
닫디여라 닫디여라
하마 밤들거냐 쟈규(子規)소리 말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나믄 흥(興)이 무궁(無窮)하니 갈 길흘 니젓땃다

내일(來日)이 또 업스랴 봄밤이 몃덛새리
배브텨라 배브텨라
낫대로 막대삼고 시비(柴扉)를 차자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 생애(漁父生涯)는 이렁구리 디낼로다


하사(賀詞)

구즌 비 머저가고 시낻물이 맑아 온다
배떠라 배떠라
낫대를 두러 메니 기픈 흥(興)을 금(禁) 못 할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덥쟝(沿江 )은 뉘라셔 그려낸고

년닙희 밥 싸두고 반찬으란 쟝만마라
닫드러라 닫드러라
청약립(靑蒻笠)은 써잇노라 녹사의(綠蓑依)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無心)한 백구(白駒)는 내 좃는가 제 좃는가

마람 닙희 바람나니 봉창( 窓)이 서늘코야
돋다다라 돋다다라
녀름바람 뎡할소냐 가는 대로 배시켜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븍포 남강(北浦南江) 이 어디 아니 됴흘러니

믉결이 흐리거든 발을 싯다 엇더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吳江)의 가쟈하니 천년노도(千年怒濤) 슬플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楚江)의 가쟈 하니 어복튱혼(漁腹?混) 낟글셰라

만류록음(萬柳綠陰) 어릔 고대 일편태긔(一便苔磯) 긔특(奇特)하다
이어라 이어라
다리예 다 닫가든 어인쟁도(漁人爭渡) 허믈마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학발로옹(鶴髮老翁) 만나거든 뢰택양거(雷澤讓居) 효측(效側)하쟈

긴 날이 져므는 줄 흥(興)의 미쳐 모르도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뱃대를 두드리고 슈됴가(水?歌)를 블러 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애내 셩듕에 만고심(萬古心)을 긔 뉘알고

석양(夕陽)이 됴타마는 황혼(黃昏)이 갓깁거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바회 우희에 구븐 길 솔 아래 빗겨 잇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벽슈앵셩(碧樹鶯聲)이 곧곧이 들리나다

몰괘 우희 그믈 널고 둠 미틔 누어 쉬쟈
배매어라 배매어라
모괴를 뮙다 하랴 창승(蒼蠅)과 엇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桑大夫) 드르려다

밤 사이 풍낭(風浪)을 미리 어이 짐쟉하리
닫디여라 닫디여라
야도횡쥬(夜渡橫舟)도 진실로 어엳브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간변유초도 진실로 어엳브다

와실(蝸室)을 바라보니 백운(白雲)이 둘러잇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부들부체 가라 쥐고 셕경(石逕)으로 올라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漁翁)이 한가(閑暇)터냐 이거시 구실이라


추사(秋詞)

물외(物外)예 조흔 일이 어부 생애(漁夫生涯) 아니러냐
배떠라 배떠라
어옹(漁翁)을 욷디 마라 그림마다 그렷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시흥(四時興)이 한가지나 츄강(秋江)이 읃듬이라

슈국(水國)의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읻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만경딩파(萬頃 波)의 슬카지 용여(容與)하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人間)을 도랴보니 머도록 더옥 됴타

백운(白雲)이 니러나고 나모 긋티 흐느긴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밀믈의 셔호(西湖)ㅣ 오 혈믈의 동호(洞湖)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빈홍료(白?紅蓼)는 곳마다 경(景)이로다
그러기 떳는 박싀 못 보던 뫼 뵈느고야

이어라 이어라
낙시질도 하려니와 취(趣)한 거시 이 흥(興)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셕양(夕陽)이 바애니 쳔산(天山)이 금슈(金繡)ㅣ 로다

은슌옥쳑(銀脣玉尺)이 몃치나 걸럿나니
이어라 이어라
로화(蘆花)의 블부러 갈해야 구어 노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딜병을 거후리혀 박구기예 브어 다고

녑바람이 고이 부니 다론 돋긔 도라와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명색(瞑色)은 나아오대 쳥흥(淸興)은 머러 읻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홍슈(紅樹) 쳥강(淸江)이 슬믜디도 아니한다

흰 이슬 빋견는데 발근 달 도다온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봉황루(鳳凰樓) 묘연(杳然)하니 쳥광(淸光)을 눌을 줄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옥토(玉 )의 띤는 약(藥)을 호객(豪客)을 먹이고쟈

건곤(乾坤)이 제곰인가 이거시 어드메오
배매여라 배매여라
셔풍딘(西風?) 몯미츠니 부체하야 머엇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드론 말이 업서시니 귀시서 머엇하리

웃 우희 서리오대 치운 줄을 모를로다
닫디여라 닫디여라
됴션( 船)이 좁다 하나 부셰(浮說)와 얻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일도 이리 하고 모뢰도 이리 하쟈

숑간셕실(松間石室)의 가 효월(曉月)을 보쟈 하니
배브텨라 배브텨라
공산락엽(空山落葉)의 길흘 엇디 아라볼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운(白雲)이 좃차오니 녀라의(女蘿依) 므겁고야


동사(冬飼)

구룸 거둔 후의 핻빋치 두텁거다
배떠라 배떠라
텬디폐색(天地閉塞) 호대 바다흔 의구(依舊)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가업슨 믉결이 깁편 닷 하여잇다
주대 다사리고 뱃밥을 박앋나냐

닫드러라 닫드러라
쇼샹(瀟湘) 동뎡(洞?)은 그믈이 언다 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때예 어됴(漁 )하기 이만한 듸 업도다

여튼 갣 고기들히 먼 소해 다 갇나니
돋다라라 돋다라라
져근덛 날 됴흔 제 바탕의 나가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밋기 곧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 한다

간밤의 눈갠 후(後)에 경물(景物)이 달랃고야
이어라 이어라
압희는 만경유리(萬頃琉璃) 뒤희는 천텹옥산(天疊玉山)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션계(仙界)ㄴ가 불계(佛界)ㄴ가 인간(人間)이 아니로다

그믈 낙시 니저 두고 뱃젼을 두드린다
이어라 이어라
압개를 건너고쟈 멷 번이나 혜여본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단(無端)한 된바람이 행혀 아니 부러올까
돋디여라 돋디여라
압길히 어두우니 모셜(暮雪)이 자자뎓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아압디(鵝鴨池)를 뉘텨서 초목참(草木斬)을 싣돋던고

단애취벽(丹崖翠壁)이 화병(畵屛) 갇티 둘럿는듸
배셰여라 배셰여라
거구셰린(巨口細鱗)을 낟그나 몬 낟그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고주사립(孤舟蓑笠)에 흥(興)계워 안잣노라

믉가의 외로운 솔 혼자 어이 싁싁한고
배매여라 배매여라
머흔 구룸 한(恨)티 마라 셰샹(世上)을 가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파랑셩(波浪聲)을 염(厭)티 마라 딘훤(?暄)을 막는또다

챵쥬오도(滄州吾道)를 녜브터 닐런더라
닫디여라 닫디여라
칠리(七里) 여흘 양피(羊皮) 옷슨 긔 얻더 하니런고
직구총 지국총 어사와
삼쳔뉵백(三千六白) 낙시질은 손 고븐 제 엇더턴고

이와 져므러간다 연식(宴息)이 맏당토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가는 눈 쁘린 길 블근 곳 흣터딘 듸 흥치며 거러가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셜월(雪月)이 셔봉(西峰)의 넘도록 숑창(松窓)을 비겨 잇쟈 


 
漫興(만흥) - 흥에 겨움

 

산수간 바위아래 띠집을 짓노라 하니

그 뜻을 모르는 남들은 웃는다 하지만은

어리석은 시골떼기의 생각에는 내 분수에 맞는가 하노라

 

 

보리밥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다음

바위끝 물가에서 싫도록 놀아보노라

그밖에 다른 일이야 부러워 할 것이 있으랴

 

술잔들고 혼자앉아 먼데 산을 바라보니

그리워하던 님이 온다고 이처럼  반가우랴

산은 말씀도 웃음도 아니하여도 한없이 좋구나.

 

 

누가 삼정승보다 낫다하더니 만승천자가 이만하랴

이제야 생각해보니 소부와 허유가 더 낫더라

아마도 산수간에 한가한 흥겨움을 비교할 데가 없구나.

 

내 성질이 게으르더니 하늘이 아시어

인간만사를 한가지 일도 아니 맡겨

다만 다툴이 없는 강산을 지키라 하시도다.

 

 

강산이 좋다한들 내 분으로 누었느냐

임금님의 은혜를 이제야 더욱 알았노라

아무리 값고자하여도 할 일이 없어라

  

朝霧謠(조무요) - 아침 안개를 노래함

 

월출산이 높더니만은 미운 것이 안개로다

천왕 제일봉을 일시에 가리워 버렸다.

두어라 햇살이 퍼진 다음 안개 아니걷히랴.

 

夏雨謠(하우요) - 여름비를 노래함

 

비오는데 들어가랴 사립문 닫고 소나 먹여라

장마가 계속하랴 쟁기와 연장이나 손질하여라

쉬다가 개는날 보아서 사래 긴 밭 갈아라.

  

심심은 하다만은 일없음은 장마때문이고

답답은 하다마는 한가함은 밤과같구나

아이야 일찍이 자다가 동트거든 일어나거라.

  

日暮謠(일모요) - 날 저믄때의 노래

 

석양  넘은후에 산기(山氣) 좋다마는

황혼이 가까우니 물색(物色)이 어둡는다

아이야 범무서운데 나다니지 말아라.

 

 夜深謠(야심요) - 깊은 밤의 노래

 

바람분다 창문 닫아라 밤들거다 불을 끄거라

벼개에 누워서 싫도록 쉬여보자

아이야 날이 밝아오거든 나의 잠을 깨워주라

 

饑歲歎(기세탄) - 흉년을 탄식함

 

환자타 산다하여 그것을 그르다하니

백이숙제의 높은 절개를 이런 일로 알겠구나

어즈버 사람이야 나쁘랴 해의 운수 탓이로다.

 

* 還子 : 빚으로 얻은 양식

 

 

五友歌(오우가) - 다섯 벗의 노래

 

내 벗이 몇이냐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떠오르니 그것이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빛이 좋다하나 검기를 자주한다.

바람소리 맑다하나 그칠때가 많은지라

좋고도 그칠때가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찌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않은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꽃피고 추우면 잎지거늘

소나무야 너는 어찌하여 눈과 서리를 모르느냐

땅속깊이 뿌리가 곧은 줄을 그것으로하여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면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러고 사철을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떠서 만물을 비추니

밤중에 밝은 빛이 너만한 것이 또 있겠는냐

보고도 말이 없으니 내 벗인가 하노라.

 

                - 조선  孤山 尹善道-


  

 

 

 

 

 

 

 

 

 

 

 

 

 

 

 

 

 

 

 

 

 

 

 

 

 

 

 

 

 

 

 

 

 

 

 

 

 

 

 

 

 

 

 

 



 

 

출처 : happy나그네
글쓴이 : 벤자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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