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태풍은 많은 비를 뿌렸고, 지나간 후에도 바다는 여전히 성이 나있었습니다.
하지만 연대포구는 너무나도 조용했죠.
바다가 아닌 호수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연대마을의 잔잔한 마이못을 보고,
옆에 난 길을 따라 해안산책로를 걸어봅니다.
해도 뉘엿뉘엿...
엄마가 열심히 걷고 계시네요 ^^
이 해안산책로는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도 별로 없고 조용하게 걸을 수 있었죠.
딸때문에 엉겁결에 동네한바퀴를 하시게 된 엄마는 이 길을 모르셨네요.
여길 마음에 들어하셔서 참 다행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는 연대포구.
태풍이 지나가니, 낚시꾼들은 이 기회를 놓칠리가 없죠.
조용한 연대포구에는 낚시꾼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마이못에서 나온 물이 이렇게도 빠져나갑니다.
작은 수문이 참 귀엽네요.
산책로는 정말 예쁘게 되어있습니다.
넓고 안전하고~
아침저녁으로 바다를 보면서 운동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으니까요.
포구 옆에는 물이 고여있는 공간이 있었죠.
여기도 민물과 바닷물이 하나로 합쳐지는 곳입니다.
그리고 여길 가로지르는 다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겁도 없이 카메라를 들고 내려가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네요.
물 깊이가 어떤지 알 수는 없었지만,
수면위를 폴짝폴짝 뛰어오르는 물고기에 놀라기도 했어요.
잔잔하니 이곳은 마치 마이못과 형제인 연못이 아닌가 착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연대마을에 마이못이 형성된 것은
바다 앞의 이 바위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바위들이 파로를 막아주는 자연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바위를 기준으로 안쪽은 잔잔한 바다가, 바깥은 거친 바다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제주의 바다는 여전히 거칠고 사나웠습니다.
흙탕물이 섞여 시커멓기도 한 그 모습...
한라산에 1000mm이상의 비가 쏟아져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나왔으니
바다꼴은 말이 아니죠.
하지만 연대포구의 모습은 그와는 전혀 다른,
조용하고 잔잔한 모습이고 평화로웠습니다.
거친 파도와 다른 잔잔한 물결...
같은 바다인데도 너무나도 다르죠.
포구의 풍경을 담고,
빨간 데크를 따라 해안로를 걷습니다.
왼쪽의 바다를 보며 걷는 기분은 상쾌, 그 자체였어요.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들.
정말 기특하죠.
잔잔한 바다는 이제 그만~
거친 파도들이 맞이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바다색이 예쁘지 않죠.
태풍의 흔적을 머금은 바다는 거칠고 험합니다.
하지만 내일 정도 되면 언제그랬냐는 듯
또 잔잔하고 청량한 파란빛을 뽐내고 있겠죠.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다만난 돌탑들.
이길을 걸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쌓아올린 탑들이죠.
소원을 담은 돌들은
거센 바람에도 부너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네요.
연대포구의 등대가 작아보이네요.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외도2동이고요.
해안가의 데크도 끝이 나고 이제는 평범한 길을 걷습니다.
외도물길이라 불리는 해안산책로는 이제 외도와 내도를 이어주는 다리로 연결됩니다.
외도다리 아래에는 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밤이면 이 주차장을 찾아 밤바다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로 가득하죠.
하지만 어제의 바다는 너무나도 거칠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파도가 저를 덮칠것 같다는 생각에 움찔하게 되더라구요.
파도는 해안가의 마을을 덮칠듯이 거세게 몰아치죠.
어렸을 때 이 다리가 엄청 커보였는데,
지금은 한없이 작아보입니다.
태풍이 뿌린 비로 수위가 많이 높아졌네요.
거친파도와 잔잔한 걸음...
태풍이 지나간 뒤의 해안산책로를 걸을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짭짤한 소금기도 느껴지지 않았고,
거친 바람과 세찬 파도소리마저 시원하게 들려왔습니다.
제주에서 만나는 평범한 바다의 모습일수도 있지만
그 평범함이 이순간만큼은 소중하고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소소한 행복이란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모처럼 갖는 고향에서의 조용한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고맙게 느껴지는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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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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