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마을에서 반야중봉까지
2012. 8. 19
심원마을~대소골~반야비트~반야중봉~심원능선~심원마을
산행시간: 9시간30분(휴식시간 포함)
지리를 생각하면 늘 그리워 가고 싶어진다 세월이 지나는 만큼 몸도 마음도 그 만큼 지쳐가는가 보다 지리에 드는 것이 예전같이 마음 먹은대로 되질 않는다 그 사이 계절이 두번이나 바뀌어 버렸다 봄이 가고 여름이 무섭게 지나간다 그 요란하고 지리한 여름이 떠나려고 한다 모처럼 가을을 기다리는 지리의 속살 깊숙히 들어가 본다 <> <> <>
<7:45> 대소골을 따라 반야봉으로 오르는 시작점은 이곳 심원마을에서 한다 하늘아래 첫 동네로 잘 알려진 심원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민박이나 식당을 운영하며 오늘도 막바지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우리는 이곳에서 계곡을 건너 심원옛길을 따라 오르다가 옛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려 한다 전날 비가 많이 와서 등산화를 벗고 계곡을 건너야 했다<07:57> 계곡 옆으로 난 옛길을 따라 오르다가 바라본 방아골 합수점 나무잎과 풀잎에 메달린에 물방울들을 폭포처럼 우리에게 쏟아붓는다 오랜만에 지리에 왔다고 아침부터 환영식이 시원시원 하다 ㅠ.ㅠ 누가 보면 새벽부터 한바리 한 줄 착각 할 것 같은 몰골로 변해버렸다
약 40여분, 계곡물소리 들으며 정겨운 옛 길을 오르자 길은 사라진다
계곡으로 내려서 물길을 피해 바위로 오르고 본격적인 계곡치기에 빠져든다 어쩌면 칙칙하고 습한 등로를 걷는 것보다 변화무쌍하고 시원한 불보라가 날리는 계곡치기 하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전날 많은 비로 소폭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 보니 단풍드는 가을에 오면 더 아름다운 대소골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던 길을 멈추고 대소골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보기도 한다
<09:07> 아침 햇살이 내리는 대소골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채 흐르는 듯한 고요한 대소골의 아침~~!
즐비한 소폭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모두 빼앗아 가버린다
깊은 골을 만나면 계곡 옆 등로를 찾아 진행한다
<09:42> 2시간쯤 걸으니 1차 목표지점 임걸령에서 내려오는 지계곡 합수점에 도착한다
우측으로 보이는 저 지계곡을 따라 오르면 주능선의 임걸령 샘터로 오르게 된다
우리는 임걸령 합수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좌측 본류를 따라 오른다
2차 목표지점인 노루목 합수점을 향해 오른다
비온 뒤라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우렁찬 폭포소리가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 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소폭들~~~
<10:15> 나무은 죽어서도 제 몸뚱이를 내어 놓아 인간을 위해 다리를 만들어 준다 아니 밟은 듯 사쁜히 지나오소
마치 선녀들이 구름을 타고 미끄럼도 타고 알탕도 했을 것 같은 멋진 곳, ㅎㅎㅎ
웅장함에 압도당할 것 같은 대소골의 폭포들
위험 구간은 선답자들의 발자욱을 따라 오르면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11:29> 2차 목표지점인 노루목 지계곡 합수점이다 산행시작 3시간 40여분이 지난 시각이다 우측이 노루목으로 오르는 지계곡, 고사목이 가르키는 방향은 반야비트를 거쳐 중봉으로 오르게 된다
우측, 노루목 지계곡에 비해 좌측 중봉 오름 계곡은 등로를 가운데에 두고 두갈래의 계곡으로 나누어져 있다 규모가 우측 계곡보다 훨씬크다
노루목 합수점을 지나니 수량도 적어지고 고도도 높아지기 시작한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두 나무, 계곡은 항상 지금도 소리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고도상으로 평상시 같았으면 물이 말랐버렸을텐데 비 온 후라 아직도 물이 흐르고 있다
<12:20> 드디어 물길은 바위 밑으로 숨어 버리고 등로는 계곡을 버리고 능선으로 나아간다
<12:28> 계곡을 벗어나자 첫 번째 암벽이 나타난다 암벽을 올라 좌측으로 돌아선다
암벽을 올라서니 좌측에 기도처와 신비한 이끼폭포가 숨겨져 있다
이럴수가! 마치 신선의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아름답고 신비한 이끼폭포가 암벽으로 둘러쳐져 숨겨져 있다
이끼폭포와 암벽구간 위로 올라서니 포근한 등로가 이어지고 암벽구간 윈쪽으로는 계곡을 타고 끝까지 오른 흔적이 보인다 계곡으로 끝까지 오르면 우리가 오른 암벽에 가려 기도처와 이끼폭포를 발견할 수가 없을 것 같다
(13:11) 등로에서 만난 두번째 암벽구간, 오른쪽으로 우회~~~
<13:24> 아!~~~ 반야비트다 이런 깊숙한 곳에 이러한 비트가 있다니...... 동족간 아픔의 상흔이 서려 있는 듯 암벽엔 아직도 눈물이 흐르고 있다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상념의 시간을 이곳에 떨구어 놓고 우리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등로는 비트 왼쪽으로~~~ 고도를 높인다
비트 위 전망바위, 시야는 구름 속에 묻혀 뻗어가질 못한다
능선 안부가 가까워지자 들꽃들이 지친 우리를 반긴다 동자꽃, 둥근이질풀, 곰취, 짚신나물, 투구꽃 등등~~~
<13:55> 지리는 지금 가을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14:00> 천상화원에 온 듯한 기분
<14:03> 심마니능선 안부에 도착, 대소골 날머리와 심마니 능선이 만나는 삼거리, 이렇듯 특별한 표식이 없어 2년전에도 이길을 찾지 못하여 심원능선으로 하산 하려다가 실패하고 알바를 하다가 대소골로 내려섰었다
중봉에서 심마니 능선으로 이어진 등로
<14:05> 구조목(지북 18-12), 전에는 보이지 않던 구조목이다 이걸 왜 여기에???? (혹시,반야봉~쟁기소 구간이 열리는 걸까?)
<14:06> 중봉을 향하여 마지막 발걸음을 옮긴다
중봉 헬기장엔 들꽃잔치가 한창이다
<14:46> 중봉에서 한참을 머물며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심원능선길로 하산을 서두른다
심마니능선길과 심원능선길의 갈림길이다 심마니능선길은 우측으로 내림길이고 심원능선길은 저 금줄을 지나면서 이어진다 이 근방은 여러갈래의 샛길들이 나 있어 초행길의 산행객들이 알바하기 쉬운 곳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중봉 들머리 부근에서 심원능선길로 정확하게 들어서기만 하면 오래된 옛길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15:30> 한시간여 내려서자 조망처가 나오고 열려진 시야로 서북능선이 펼쳐지며 멀리 오목한 부분에 정령치휴게소가 보인다
이후 능선길은 편안하게 심원마을까지 이어진다
심원능선에서 내려서자 아침에 지나쳤던 대소골 초입이 나타난다
<16:45> 심원계곡에서 9시간 30분의 산행 흔적을 말끔히 씻어내고 선답자들이 정성스럽게 쌓아놓은 돌탑을 지나 심원마을로 들어선다 그리웠던 지리다 오랜만에 찾은 지리에서 그리움 만큼 지리의 깊은 골과 능선을 누볐다 비온 뒤라 수량이 많아 원없이 보았던 아름다운 대소골 소폭들, 그리고 숨겨진 비경, 이끼폭포까지.... 오늘도 그렇게 지리의 한 자락에 우리의 숨가뿐 발자욱 남길 수 있었던 행복한 산행이었다 석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