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家

盧克淸(노극청)과 玄德秀(현덕수)

餘香堂 2015. 3. 24. 14:10

○●○ 盧克淸傳(노극청전)一李奎報(이규보)

★☆★ 청백리열전 / 盧克淸(노극청)과 玄德秀(현덕수) ★☆★

노극청전(盧克淸傳)
盧克淸者(노극청자) : 노극청(盧克淸)이
不知何許人也(불지하허인야) : 어떠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官止散官直長同正(관지산관직장동정) : 벼슬은 산관(散官)인 직장 동정(直長同正)에 이르렀을 뿐이다.
家貧將賣宅未售(가빈장매댁미수) : 집이 가난하여 그 집을 팔려다가 미처 팔지 못하고
而方因事之外郡(이방인사지외군) : 마침 일이 생겨서 외군(外郡)에 갔었는데,
其婦與郞中玄德秀受白銀十二斤賣之(기부여랑중현덕수수백은십이근매지) :
그의 아내가 낭중(郎中)인 현덕수(玄德秀)에게 백은(白銀) 12근(斤)을 받고 집을 팔았다.
及克淸還京師(급극청환경사) : 극청이 서울에 돌아와서
見其直多剩(견기직다잉) : 그 집값을 너무 많이 받은 것을 알고
遂持三斤詣德秀曰(수지삼근예덕수왈) : 백은 3근을 가지고 덕수에게 가서,
予棠賈此宅(여당가차댁) : ”내가 과거에 이 집을 살 때에
只給九斤耳(지급구근이) : 9근밖에 주지 않았는데,
居數年(거수년) : 수년 동안 살면서
無所加修(무소가수) : 아무것도 수리한 것이 없으면서
而剩得三斤(이잉득삼근) : 3근을 더 받는 것은
非理也(비리야) : 경우가 아니므로
請還之(청환지) : 이를 돌려 주겠소.”하였다.
德秀亦義士也(덕수역의사야) : 그러나 덕수 또한 의사(義士)인지라,
拒而不納曰(거이부납왈) : 거절하고 받지 않으며 말하기를,
爾何獨守公理而予不爾也(이하독수공리이여불이야) :
”어찌 당신 혼자만 경우를 지키고 나는 그렇지 못하게 하시오?”하고
遂不受(수부수) : 끝내 받지 않았다.
克淸曰(극청왈) : 극청은 말하기를,
予平生義不爲非(여평생의불위비) : ”내가 평생 의리에 그른 일을 하지 않았는데,
豈可賤賈貴賣(개가천가귀매) : 어찌 싸게 사가지고 비싸게 팔아서
黷于化乎(독우화호) : 재물을 탐내는 짓을 할 수 있겠소?
設閣下不從(설각하불종) : 만일 각하(閣下)가 나의 말을 듣지 않으면
請盡納其直(청진납기직) : 그 값을 다 돌려 줄 터이니,
復受吾家也(부수오가야) : 다시 나의 집을 반환하시오.”하였다.
德秀不得已受之(덕수불득이수지) : 덕수는 할 수 없이 그것을 받고
因謂曰(인위왈) : 탄식하여 이르기를,
予豈不逮克請者耶(여개불체극청자야) : ”내가 극청만 못한 사람이 될 수가 있겠는가?”하고는
遂納其銀於佛寺(수납기은어불사) : 마침내 그 은을 절에다 바치고 말았다.
聞者莫不嘆息曰(문자막불탄식왈) :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감탄하기를,
末俗奔競之時(말속분경지시) : ”말세의 풍속이 이끗만을 추구하는 시대에도
亦有如此人者乎(역유여차인자호) : 이런 사람이 있단 말인가?”하였다.
予恨記事者(여한기사자) : 나는 이 사실을 기록한 사람이
不詳其家世及餘所行而已(불상기가세급여소행이이) : 그 집안의 세계(世系)와 그 밖의 다른 행적을 상세히 기록하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