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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의 [적벽부(赤壁賦)]

餘香堂 2015. 5. 9. 21:26

  ○●○ 소식의 [적벽부(赤壁賦)]  ○●○

중국 북송대의 소식(蘇軾)이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岡縣)의 성 밖에 위치한 명승지인 적벽을 선유(船遊)하고 지은 글이다.

소식은 적벽을 1082년 음력 7월 16일과 10월 보름에 두 차례 선유(船游)하고 부(賦)를 지었는데, 처음에 지은 것을 적벽부 혹은 전적벽부라고 하고, 나중에 지은 것을 후적벽부라고 한다.

적벽부에 의하면 소식이 손님들과 함께 배를 타고 적벽 밑에서 놀았는데, 이때 청풍이 솔솔 불고 물은 잔잔하여 술을 마시면서 명월지시(明月之詩)를 읊었다고 한다

  

 

 

 

 

 

  

  

전적벽부(前赤壁賦)-소식(蘇軾)

  

壬戌之秋七月旣望(임술지추칠월기망)에 : 임술년 가을 칠원 열 엿새 날

蘇子與客(소자여객)으로 : 나 소식은 객과 함께

泛舟遊於赤壁之下(범주유어적벽지하)하니 : 적벽의 아래에 배를 띄우니

淸風徐來(청풍서래)하고 : 맑은 바람은 서서리 불어오고

水波不興(수파불흥)이라 : 물결은 일지 않았다

擧酒屬客(거주속객)하고 : 술잔을 들어 객에게 권하며

誦明月之詩(송명월지시)하며 : 시경 명월편을 읊고

歌窈窕之章(가요조지장)이라 : 시경 요조의 장을 노래한다

少焉(소언)에 : 얼마 뒤에

月出於東山之上(월출어동산지상)하여 : 달이 동산의 위로 떠올라

徘徊於斗牛之間(배회어두우지간)하니 : 두우지간을 배회하였는데

白露橫江(백로횡강)하고 : 흰 이슬은 강물 위에 비껴 내리고

水光接天(수광접천)이라 : 물빛은 하늘에 닿아있었다

縱一葦之所如(종일위지소여)하여 : 한 조각 작은 배를 가는 대로 내 맡겨

凌萬頃之茫然(릉만경지망연)하니 : 망망한 만경창파를 건너가니

浩浩乎如憑虛御風而不知其所止(호호호여빙허어풍이불지기소지)하고 : 넓고도 넓은 것이여, 허공을 타고 바람을 모는 것 같아 그 머물 곳을 알지 못하고

飄飄乎如遺世獨立(표표호여유세독립)하여 : 가벼이 떠오름이여, 세상에 버려져 홀로 서 있어

羽化而登仙(우화이등선)이라 :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었구나

於是(어시)에 : 이에

飮酒樂甚(음주락심)하여 : 술 마시고 매우 즐거워하며

扣舷而歌之(구현이가지)라 :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하였다

歌曰桂棹兮蘭槳(가왈계도혜난장)으로 : 노래하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擊空明兮泝流光(격공명혜소류광)이로다 : 훤히 빈 밝은 달그림자를 치며 달빛 어린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노라

渺渺兮余懷(묘묘혜여회)여 : 넓고도 아득하도다, 내 마음이여

望美人兮天一方(망미인혜천일방)이로다 : 하늘 저 한 곳에 있는 미인을 바라 보노라

客有吹洞簫者(객유취동소자)하여 : 객 중에 퉁소 부는 자 있었는데

倚歌而和之(의가이화지)하니 : 노래에 맞춰 반주하니

其聲鳴鳴然(기성명명연)하여 : 그 소리 울려퍼진다

如怨如慕(여원여모)하고 :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하고

如泣如訴(여읍여소)하며 : 흐느끼는 듯, 호소하는 듯 하며

餘音嫋嫋(여음뇨뇨)하여 : 그 여운이 가냘프고

不絶如縷(불절여루)하니 : 실처럼 끊어지지 않으니

舞幽壑之潛蛟(무유학지잠교)하고 : 깊은 골짜기 물에 잠긴 용이 춤추는 듯 하고

泣孤舟之嫠婦(읍고주지리부)라 : 외로운 배 속에 탄 과부를 눈물흘리게 하는지라

蘇子愁然正襟(소자수연정금)하고 : 나 소식은 슬피 옷깃을 여미고

危坐而問客曰何爲其然也(위좌이문객왈하위기연야)오 : 꿇어 앉아 객에게 뭇기를, “어째서 그리도 슬픈가”하니

客曰月明星稀(객왈월명성희)하고 : 객이 이르기를, “달이 밝으니 별이 드물고

烏鵲南飛(오작남비)라 하니 : 까막까치 남쪽으로 날아간다”고 하니

此非曹孟德之詩乎(차비조맹덕지시호)아 : 이는 맹덕 조조의 시가 아닌가

西望夏口(서망하구)하고 :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東望武昌(동망무창)하니 :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山川相繆(산천상무)하여 : 산천은 서로 엉켜

鬱乎蒼蒼(울호창창)이라 : 울울하고 창창하도다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아 : 이곳이 바로 조조가 주유에게 곤욕을 치룬 곳이 아닌가

方其破荊州下江陵(방기파형주하강릉)하여 : 그가 막 형주를 쳐부수고 강릉으로 내려와서

順流而東也(순류이동야)에 : 물결 따라 동쪽으로 내려감에

舳艫千里(축로천리)요 : 배는 꼬리를 물고 천리를 이었고

旌旗蔽空(정기폐공)이라 : 깃발은 하늘을 가리었는지라

釃酒臨江(시주임강)하고 : 강물을 대하여 술을 다르며

橫槊賦詩(횡삭부시)하니 : 긴 창을 비껴들고 시를 지었으니

固一世之雄也(고일세지웅야)러니 : 참으로 한 세상의 여웅이었는데

而今安在哉(이금안재재)오 :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況吾與子(황오여자)로 : 하물며 나와 그대는

漁樵於江渚之上(어초어강저지상)하여 : 강가에서 고기잡고 나무하며

侶魚鰕而友糜鹿(려어하이우미록)이라 : 물고기나 새우와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들과 벗하며

駕一葉之扁舟(가일엽지편주)하여 : 일엽편주 타고서

擧匏樽以相屬(거포준이상속)하며 : 쪽박 술잔 들어 서로 권하며

奇蜉蝣於天地(기부유어천지)하니 : 천지에 하루살이처럼 붙어 사니

渺滄海之一粟(묘창해지일속)이라 : 망망한 푸른 바다에 뜬 한 알의 좁쌀이로다

哀吾生之須臾(애오생지수유)하고 : 우리의 삶이 잠깐임을 슬퍼하고

羨長江之無窮(선장강지무궁)하여 : 장강의 물이 무궁함을 부러워하여

挾飛仙以遨遊(협비선이오유)하고 : 하늘 나는 신선을 끼고 즐겁게 놀고

抱明月而長終(포명월이장종)이라 : 밝은 달을 껴안고 오래도록 살다 마치리라

知不可乎驟得(지불가호취득)일새 : 그러나 그것을 빨리 얻을 수 없음을 알아

託遺響於悲風(탁유향어비풍)이라 : 여음을 슬픈 바람에 의탁해 남긴 것이노라

蘇子曰客亦知夫水與月乎(소자왈객역지부수여월호)아 : 나 소식이 이르기를, “그대도 저물과 달을 알고 있는가

逝者如斯(서자여사)로되 : 가는 것은 이 물과 같으되

而未嘗往也(이미상왕야)며 : 일찍이 지나가지 아니하였으며

盈虛者如彼(영허자여피)로되 : 차고 이지러지는 것은 저 달과 같으되

而卒莫消長也(이졸막소장야)라 : 끝내는 자라지도 멸하지도 않느니라

蓋將自其變者而觀之(개장자기변자이관지)면 : 무릇 그것이 변한다는 것으로 보면

則天地曾不能以一瞬(칙천지증불능이일순)이오 : 하늘과 땅도 일찍이 한 순간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오

自其不變者而觀之(자기불변자이관지)면 : 그것이 변한다는 것으로 보면

則物與我皆無盡也(칙물여아개무진야)어늘 : 만물과 나는 모두다 무궁하거늘

而又何羨乎(이우하선호)리오 : 또 무엇을 부러워하겠는가

且夫天地之間(차부천지지간)에 : 또 게다가 하늘과 땅 사이에

物各有主(물각유주)라 : 사물에는 제각기 임자가 있는지라

苟非吾之所有(구비오지소유)인댄 : 진실로 나의 것이 아니면

雖一毫而莫取(수일호이막취)나 : 비록 하나의 털끝이라도 취하지 말라

惟江上之淸風(유강상지청풍)과 : 그러나 오직 강 위로 불어오는 맑은 바람과

與山間之明月(여산간지명월)은 : 산 사이로 떠오르는 밝은 달은

耳得之而爲聲(이득지이위성)하고 :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目寓之而成色(목우지이성색)하여 : 눈에 담으면 아름다운 모양이 되어

取之無禁(취지무금)이오 : 이것을 취하여도 금하는 않고

用之不竭(용지불갈)이라 : 이것을 사용해도 다하지 않는지라

是造物者之無盡藏也(시조물자지무진장야)요 : 이것이 조물조가 주신 무진장이요

而吾與子之所共樂(이오여자지소공락)이니라 :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는 것이니라”하니

客喜而笑(객희이소)하고 : 객이 기뻐하며 웃고

洗盞更酌(세잔갱작)하니 :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따르니

肴核旣盡(효핵기진)이오 : 안주는 이미 다하고

盃盤狼藉(배반랑자)이라 : 잔과 쟁반은 어지러이 흩어져 있도다

相與枕藉乎舟中(상여침자호주중)하여 : 서로 배개삼아 배 안에 누우니

不知東方之旣白(불지동방지기백)이러라 : 동방에 이미 해가 밝은 줄도 알지 못했도다

  

  

  

후적벽부(後赤壁賦)-소식(蘇軾)

  

是歲十月之望(시세십월지망)에 : 그 해 시월 기망에

步自雪堂(보자설당)하여 : 설당에서 걸어나와

將歸於臨皐(장귀어임고)할새 :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는데

二客從予(이객종여)라 : 두 손님이 나를 따라 왔다

過黃泥之坂(과황니지판)하니 : 황니 고개를 지나는데

霜露旣降(상로기강)하고 : 이미 서리와 이슬이 내려

木葉盡脫(목엽진탈)이라 : 나뭇잎은 모두 지고

人影在地(인영재지)어늘 : 사람의 그림자가 땅에 비치고 있기에

仰見明月(앙견명월)이라 : 고개를 들어 밝은 달을 쳐다보고

顧而樂之(고이락지)하여 : 주위를 돌아보며 즐거워하며

行歌相答(행가상답)이라 : 걸어가면서 노래불러 화답했다

  

  

已而歎曰有客無酒(이이탄왈유객무주)요 : 조금 지나 내가 탄식하기를, “객은 있는데 술이 없고

有酒無肴(유주무효)니 : 술이 있는데 안주가 없으니

月白風淸(월백풍청)을 : 달 밝고 바람 맑아도

如此良夜何(여차량야하)오 : 이같은 좋은 밤을 어찌 보내야 하나”하니

客曰今者薄暮(객왈금자박모)에 : 객이 말하기를, “오늘 해 질 부렵에

擧網得魚(거망득어)하니 : 그물로 고기를 잡았으니

巨口細鱗(거구세린)이 :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는 것이

狀似松江之鱸(상사송강지로)라 : 꼭 송강의 농어같이 생겼소

顧安所得酒乎(고안소득주호)오 : 살피건데, 술은 어디서 얻을까”하니

歸而謀諸婦(귀이모제부)하니 : 집에 돌아가 아내와 상의했더니

婦曰我有斗酒(부왈아유두주)하여 : 아내가 말하기를, “제게 술 한 말이 있는데

藏之久矣(장지구의)요 : 저장해 둔 지 오래 된 것입니다

以待子不時之須(이대자불시지수)로다 : 당신이 갑자기 찾을 것에 대비하여 둔 것입니다”했다

  

  

於是(어시)에 : 이에

攜酒與魚(휴주여어)하고 : 술과 고기를 가지고

復游於赤壁之下(복유어적벽지하)하니 : 다시 적벽 아래에 가서 놀았으니

江流有聲(강유유성)이오 : 흐르는 강물은 소리내고

斷岸千尺(단안천척)이라 : 깍아지른 언덕은 천척이나 되었다

山高月小(산고월소)하고 : 산이 높아 달은 작은데

水落石出(수락석출)리로다 : 강물이 줄어서 돌들이 드러나 있었다

曾日月之幾何(증일월지기하)오 : 일찌기 세월이 얼마나 지서

而江山不可復識矣(이강산불가복식의)라 : 강산을 다시 알아 볼 수 없단 말인가

予乃攝衣而上(여내섭의이상)하여 : 나는 옷을 걷고 올라가서

履巉巖披蒙茸(리참암피몽용)하고 : 깍아지를 듯 높이 솟은 바위를 밟으며 무성히 자란 풀숲을 헤치고

踞虎豹登虯龍(거호표등규룡)하여 : 호랑이나 표범 모양의 바위에 걸터 앉기도 하고 뱀이나 용같이 구부러진 나무에 올라

攀栖鶻之危巢(반서골지위소)하고 : 매가 사는 높이 솟은 둥지를 잡아보고

俯馮夷之幽宮(부풍이지유궁)하니 : 빙이의 궁전이 있는 깊은 물속도 내려다 보았다

蓋二客不能從焉(개이객불능종언)이라 : 그러나 두 객은 나를 따르지 못하였다

  

  

劃然長嘯(획연장소)하니 : 문득 길게 휘파람소리 나더니

草木震動(초목진동)하고 : 초목이 진동하고

山鳴谷應(산명곡응)이오 : 산이 울고 골짜기가 메아리치며

風起水涌(풍기수용)이라 : 바람이 일고 강물은 솟구쳤다

予亦悄然而悲(여역초연이비)하고 : 나도 또한 쓸쓸하여 슬퍼지고

肅然而恐(숙연이공)하여 : 숙연하여 두려워지며

凜乎其不可留也(름호기불가유야)라 : 몸이 오싹하여 더 머무를 수 없었다

  

  

反而登舟(반이등주)하고 : 돌아와 배에 올라

放乎中流(방호중류)하여 : 강 가운데에서 물 흐르는대로 내맡겨

聽其所止而休焉(청기소지이휴언)이라 : 배가 멈추는 곳을 알아 멈추게 하였다

時夜將半(시야장반)이라 : 때는 거의 한밤이 되었다

四顧寂寥(사고적요)러니 : 사방을 보니 적막한데

適有孤鶴(적유고학)이 : 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가

橫江東來(횡강동래)하여 : 강을 가로질러 동쪽에서 날아오는데

翅如車輪(시여거륜)하고 : 날개는 수레바퀴처럼 크고

玄裳縞衣(현상호의)로 : 검정 치마 흰 저고리 입은 듯 한데

戛然長鳴(알연장명)하여 : 끼룩끼룩 길게 소리내어 울며

掠予舟而西也(약여주이서야)러라 : 우리 배를 스쳐서 서쪽으로 날아갔다

  

  

須臾客去(수유객거)하고 : 잠시 후에 객은 돌아가고

予亦就睡(여역취수)러니 : 나도 잠이 들었다

夢一道士(몽일도사)가 : 꿈에 한 도사가

羽衣翩僊(우의편선)하여 : 새털로 만든 옷을 펄럭이며

過臨皐之下(과임고지하)라가 : 날아서 이모정 아래를 지나와

揖予而言曰赤壁之遊樂乎(읍여이언왈적벽지유락호)아 : 내게 읍하여 말하기를, “적벽의 노래가 즐거웠소”했다

問其姓名(문기성명)하니 : 내가 그의 성명을 물으니

俛而不答(면이불답)이라 : 머리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다

嗚呼噫嘻(오호희희)라 : 아,

我知之矣(아지지의)라 : 나는 알겠도다

疇昔之夜(주석지야)에 : 지난 밤에

飛鳴而過我者(비명이과아자)가 : 울면서 나를 스쳐 날아간 것이

非子也耶(비자야야)아 : 바로 그대가 아니오

道士顧笑(도사고소)하고 : 도사는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

予亦驚悟(여역경오)하여 : 나도 또한 놀라 잠에서 깨어나

開戶視之(개호시지)하니 : 문을 열고 내다 보았으나

不見其處(불견기처)라 : 그가 있는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