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가 품은 암자에서 가을을 만나다.
운문사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북대암'
북대암으로 오른다. 땀을 흘리며 오르는 옆으로 승용차도 숨을 헐떡이며 오른다. 급경사로 올라야 하는 산중 암자로 가는 길이다 보니 사람이나 승용차나 힘겹지만 매한가지 인 듯싶다. 그렇게 산길을 오르다 보면 고도가 높아지는 만큼 세상을 보는 시선은 더 넓어져 간다.
▲ 운문사로 향하는 길. 운문사 내 주차장을 불과 30m 정도 남겨둔 지점에서 산길을 올라야 한다.
▲ 북대암으로 오르는 시멘트 길 위에 가을이 만연하다.
▲ 이른시간 북대암 뒷편 바위가 운무에 가려져 있다.
▲ 운무에 가려진 북대암 가는 길 |
▲ 하산길 운무가 걷혀 선명한 북대암 가는 길 |
운문사 은행나무 개방하는 날 힘겹게 북대암으로 오르는 이유는 절간을 찾는 목적보다 절간 뒤편으로 빠져 올라 바위에서 절간을 내려다보는 풍경을 담기위한 노력들이다. 힘겹게 오르기 싫다면 첫 번째 다리 건너 주차공간에 주차하고 운문사 풍경을 담아도 좋다. 더 넓은 시선으로 담고자 한다면 북대암을 올라 바윗길을 타야 한다.
▲ 북대암 오르는 길 시멘트 다리를 건너 만나는 주차장에서 바라 본 운문사. 노랗게 익은 은행단풍이 아름답다.
북대암을 오르는 이유 중 가을날 가장 큰 이유는 북대암에서 내려다보는 운문사의 풍경이 그림처럼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절집기왓 그 사이로 보이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한그루처럼 보이지만 일 년에 딱 이틀 개방하므로 이곳 전망대에서 그 모습을 담기위해 땀을 흘리며 오른다.
▲ 북대암으로 다시 오르는 길. 차량이 가는 길과 탐방객이 오르는 길로 나눠진다.
▲ 북대암 가을 꽃향기를 찾은 벌
▲ 북대암에서 바라보는 운문사는 나무가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북대암에서 가을이면 수목이 우거져 운문사 조망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당 옆으로 화장실가는 쪽문을 열고 나서면 등산길이 이어지는데 그 흔적이 희미하다. 오른쪽과 왼편으로 길이 나눠지며 어느 방향으로 따라가도 운문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올라가는 입구에서 오른쪽은 오르는 길이 미끄럽고 위험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북대암 절집과 뒷편 바위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 북대암 뒷편 산길에서 내려 다 본 북대암
▲ 북대암 산신각 뒷편에서 바라 본 운문사 절집
북대암 뒷편 제일 높은 전망지점까지 가지 못한다면 산신각 뒷편 언덕에서 조망해도 선명하게 시선 방해없이 조망할 수 있다. 북대암으로 오른 힘겨운 수고로움을 한방에 보상해주는 운문사를 내려다 보는 전경은 북대암의 자랑이다.
▲ 북대암과 운문사
▲ 북대암에서 운문사까지 걸어 내려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타 다리가 아프다.
▲ 운문사 가을, 정말 멋진 모습이다.
전국에 수많은 사찰이 있으며, 사찰을 내려다 보는 조망지점이 있지만 북대암에서 내려다 보는 운문사의 가을 풍경은 전국 최고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단풍 두그루와 기와지붕의 대비는 언제봐도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 낸다. 특히 가을에 만나는 색의 아름다움에 한번 빠지만 북대암으로 오르는 힘겨운 수고로움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산신각 뒷편 바위를 올라 좀 더 넓은 전망을 조망
▲ 운문사와 논 중간 은행나무길에 보이는 건물이 운문사 스님 수도처로 출입금지 구역이다.
▲ 북대암에서 내려다 본 전경
▲ 비가 왔다 그쳤다, 하늘애서 햇볕이 한줌 보였다 가렸다를 반복한다.
▲ 제일 높은 위치에서 바라 본 운문사 전경
▲ 산신각에서 바라 본 북대암 장독
▲ 북대암 스님들만의 공간. 출입금지 구간
▲ 산신각 뒤로 절벽의 위엄
운문사 북대암은 운문사 주차장 못 미처 호거산 운문산성(지룡산성) 기암절벽 아래 자리한 아담한 절집으로 신라 진흥왕 18년(557) 초창했다 전하나 구전 일 뿐으로 1851년 운익대사가 중수를 시작으로 오늘에 이르는 곳이다. 주불로 아미타불과 협시불로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있는 이곳은 법당을 비롯, 뒤편으로 칠성각과 산신각이 위치해 있다.
▲ 내려서는 길이 가파르다.
운문사에서 최초로 세운 암자 북대암은 걸어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을 최근 도로를 포장하면서 절 입구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나 주차공간이 협소하고 길이 가파른 탓에 차량도 오르기 힘들므로 걸어서 올라가면서 운동도 겸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 북대암 뒷편 병풍을 치듯 둘러싼 암벽이 산을 이루고 있다.
운문사보다 먼저 생겨난 북대암은 주변의 거대한 암석지대를 평풍삼아 불법수호를 위해 비탈진 경사면을 절묘하게 깎고 고정시켜 만든 작은 암자로 북대암에서 내려다보는 전경과 올려다보는 풍경 역시 아름다운 곳이다
사리암 계단길에서 만나는 가을
북대암을 내려선 후 운문사를 돌아 이번에는 좀 더 깊숙한 가을을 만나기 위해 사리암으로 오른다. 사리암의 긴 계단은 오르는 발목을 붙잡지만 70십 넘은 노인분들도 가뿐하게 오르는 산길을 힘겹다 푸념만 하고 돌아설 수 없는 것이고 올해도 가을색을 만끽하기 위해 사리암으로 향한다. 이른 시간 도착하였지만 이미 사리암 주차장은 빈 공간이 없었다.
▲ 지팡이 하나씩 들고 힘겨운 첫발을 내 딛는다.
운문사를 떠나 산길을 따라 더 오른다. 운문사에서 약 2.3km 거리에 운문사 암자 중에서 가장 알려져 있는 사리암으로 오르는 입구에 도착한다. 지팡이 하나 거머쥐고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끝없는 계단길을 올라야 한다.
▲ 사리암으로 오르는 사람들 손에 각목 하나씩 쥐어져 있다. 노인분들이 많이 찾는 기도처라 지팡이 대신 입구에서 나무각목을 배치
해 놓았으며, 사리암 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오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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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는 길목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길을 따라 들어서는 순간부터 탐방객은 이미 대자연을 품속에 안겨 가을을 만끽하며 길을 걷는다. 낙엽수가 그려내는 사리암가는 길은 단풍나무가 그려내는 가을이 아니라 대부분 활엽수로 알록달락 그 색의 대비가 화려하지 않은, 은은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 오르는 길을 따라 작은 연등이 매달려 있다.
▲ 산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계단길이 시작된다.
자연에 순응하며 뿌리내린 나무들 사이로 사리암으로 향하는 산길은 신도가 아니면 고달픈 길이 될 만큼 힘겹다. 들어서는 초입 길가에 가지런하게 모아 둔 나무 지팡이 하나 얻어들고 30여분 켜켜이 쌓아 길을 열어둔 1008 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사리암을 만날 수 있을 만큼 숲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 계단길이 지그제그로 이어져 있다.
▲ 가파른 시멘트 계단길이 탐방객을 안내해 주고 있다.
▲ 안개가 산길을 가려 놓는다.
가을색이 탄성을 자아낸다. 자연을 만끽하기에는 최고라 자부 할 만큼 숲길조차 불심이 가득하다. 갈망하는 염원을 가슴에 품고 오르는 굽은 노파의 허리처럼 마치 닮아가듯 나무도 휘어 자라고 있다. 소박한 산세에 장쾌한 풍경은 굽이굽이 돌아 오르는 산길을 동반하며 불자를 안내하고 있다.
▲ 계단길 중간 지점에 있는 약수터
▲ 체력적으로 힘겹게 만드는 계단길이 끝이 없다.
▲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계단길이 가파르다.
▲ 호흡을 고른 후 다시 오르는 탐방객
▲ 입구에서 지팡이로 가져온 각목을 다시 모아 두었다 하산할 때 다시 들고 내려선다.
▲ 사리암 입구 마지막 계단길
▲ 사리암으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 장치
▲ 사리암 장독
▲ 사리암 경내로 접어든다.
▲ 이른시간 예불중인 신도들이 벗어 둔 신발
▲ 건물 안에서 유리창 너머 독성각을 향해 기도중이다.
사리암은 고려 초의 고승 보량 국사가 930년에 초창하였고 조선 헌종 11년(1845)에 정암당 효원 대사가 중창을 거쳐 1924년에 증축, 1935년에 중수하였다 한다. 나반존자 기도도량으로 나반존자는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미륵불이 출현하기까지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동안 중생을 제도하려는 원력을 세운 분으로 부처님 당시 부처님 부촉을 받고 항상 천태산상에서 홀로 선정을 닦으며 열반에 들지 않고 말세의 복밭이 되어 미륵불을 기다리고 있는 존자이다.
▲ 쌀이 나왔다는 바위 앞에 많은 신도들이 참배중이다.
운문사 암자 중에서 가장 찾기 어려운 영험 있는 나반존자 기도도량 사리암은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준다는 기도처로 입소문이 자자한데 찾은 당일 흔히 말하는 각기목을 지팡이 삼아 산길을 30여분 오르는 분들을 보면서 그 명승을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사리암에는 조선 고종황제가 심열로 고생하자 청우 스님이 사리암에서 100일 기도를 주관하였는데 꿈에 선인이 나타나 머리에 침을 놓았는데 병이 말끔하게 치료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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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성각과 내려서는 길
천태각은 일명 독성각이라고도 하며 조선 헌종 11년(1845)에 신파 대사가 초창하여 나반존자상을 봉안하였다. 나반존자 후면에는 조선 철종 2년(1851)에 봉안한 독성탱화와 1965년에 경봉 화상이 점안한 산신탱화가 함께 봉안되어 있다. 사리굴은 운문사 사굴 중의 하나로 옛날에는 이곳에서 한 사람이 살면 한 사람의 쌀이 나오고, 두 사람이 살면 두 사람의 쌀이 나오고, 열 사람이 살면 열 사람의 쌀이 나왔는데 하루는 더 많은 쌀을 나오게 하려고 욕심을 부려 구멍을 넓힌 후 부터 쌀이 나오지 않고 물이 나오게 되었다고 전하며, 금호당 화상이 세운 중수비가 있다. 오늘날 암자는 1977년 혜은 스님이 원주로 부임하여 1978년 전기불사를 시작으로 1980년 전 부산거사림회장 이인희 거사의 후원으로 삼층 요사를 신축하였으며 1983년 신남 신녀들의 동참으로 법당 불사와 1984년 개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사리암 전경
▲ 내려서면서 되돌아 본 사리암 건물
▲ 하산길이 미끄러우니 조심을 해야 한다.
소원을 위해 오른 산길에서 원 없이 가을 풍경을 가슴에 담아 온다. 인위적으로 만든 가을 풍경이 아닌, 자연이 만든 형형색색의 원색 낙엽이 모여 바람결에 뿌려내는 그 모습은 힘겹게 산길을 따라 오른 노고에 충분하게 보답해주고 있다.
운문사에는 이 외에도 많은 암자가 주변에 있지만 참선기도처로 접근을 금하거나 시간적인 이유로 대표적인 북대암과 사리암을 다녀왔다. 가을여행 운문사를 들러 되돌아 갈 것이 아니라 조금은 힘이 들고 시간적으로 촉박하지만 북대암에 올라 운문사 가을을 조망하거나 사리암에 들러 소원을 빌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여행길이 될 것이다.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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