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도솔암

餘香堂 2014. 11. 19. 20:26

제 나이도 모르고 정신없이 살다보니

설날아침 이제 지천명이란다.

 

그럼 아홉수는 지나간 거네!

 

나이 값은 하고 살았나?

그래도 어머님과 가족이 건강하고

일할 자리가 있고

좋아하는 산에 갈 수있으니

 

작은 것들이 더러 힘들게 하여도

웃음으로 넘길수 있겠다.

 

강원도의 폭설소식과

주말 비소식에 지리산엔 눈이 오겠지.

 

음정마을에 또 왔다.

"산은 짧게 가고

많이 먹고 놀자" 풍인 2명과 함께.

 

오늘이 인월 5일장이라

싱싱한 새조개와 생굴을 사고

이백막걸리 넉넉히 넣었다.

배낭들좀 보소

딸내미들 소풍가방 메고왔네.!!

 

눈내리는 시골은 언제나 정겹고

포근하다.

오늘은 삼각고지로 가다가 중북부능선으로 내려오려고 했는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발걸음은 가볍고

 

언덕배기에서 내려다 본 마을은

한장의 그림 같다.

눈은 계속 내린다.

 

어쩌면 밍밍하고 힘든 기억으로 남았던 작전도로도

눈이 덮히니 포근하게 느껴진다.

 

바람 한점 없는 고요한 산이 평화롭기만 하다.

 

저 친구들은 뭐가 그리 급해 꿩마냥 머리 박고

발길은 서두르는지?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풍경을 만난다며면

굳이 당초계획을 밀어붙일 필요는 없다.

 

이 자리에서 막걸리 한잔 하다가

계획은 결국 급선회

"이렇게 눈꽃이 좋은데 머하러

마라톤을 해!

천천히 대자연 속에서 힐링을~~!

 

작전도로를 버리고 우측 작은길로 오른다.

도솔암으로 변경된 것.

뭐 솔직히 나쁘진 않다.ㅋㅋ

 

산길은 조금 가팔라졌다.

강사장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고

전날 과음한 박실장은 얼굴이 노랗다.

 

좁지만 아늑한 산길

꽤 많은 땀이 흐르지만

겨울산이 보여주는 그 평온함과 아늑함 때문에

표정은 싱글벙글.

 

 

능선 삼거리

먼저 오른 강사장이

김을 무럭무럭 뿜으며 앉아있다.

 

"뭐하러 그리 서둘러?"

민폐 끼칠까봐 그랬죠!!

"그건 민폐가 아니고 염장이여!

빈 배낭에막걸리 두어병 넣고 내빼버리면.........."

 

 

 

그러더니 또 달린다. ㅠㅠ

먼저 가봤자 버너 코펠은 내배낭에 있으니. 흠!

 

여기서 도솔암까지는 길이 편하다.

눈앞에 펼쳐지는 설경에 발길은 더디고

 

산에서는 가끔 머리도 들어볼 일이다.

그러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아무리 말해도 초짜들처럼 휑하니~~~

 

"주흥을 모르는 이에겐 권하지도 말아라" 란 권주가 처럼

그후 론 더이상 잡지도 않았다.ㅎㅎ

 

뒤도한번 돌아보고

 

조릿대에 가시가 돋혔다.

모든 나무가 다 가시나무로 변했다.

 

이파리도

 

표지기도

 

나뭇잎도

 

 

나무도..........

처음 보는 가시꽃

 

너는 머여?

나무여!

 

이 길로 올라 능선으로도 가고 싶은데 오늘은 조망이 없으니 암자로 간다.

 

암자 뒷산도 온통 설국.  

 

그리 서둘러 오드만.ㅋㅋㅋ

 

작년12월에 헬기로 실어온 석등과 석탑이 마당에 자리했다.

(쬐끔 분위기가 썰렁)

저 앞으로 천왕봉이 보일텐데

 

풍경마저 잠든 산사.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두 목소리를 낮춘다.

태풍으로 어수선하던 암자는 말끔히 단장됐다.

 

 

모든 것이 잠든 겨울

산과 산사

 

풍경도 꽃을 피운채 잠들어 있다.

 

 

울림을 멈추기 위해 물고기를 떼어냈다.

 

저 풍경이 딸랑 울리면

우수수

겨울잠이 깰 것 같다

 

고요.........

 

삼소굴 마루에 앉았다.

바람소리 없이 적막한 산사

산객들만 조용히 왔다가 가고

이제야 비로소 모든게 유연하게 풀리는 듯

편안함을 느낀다.

여건만 된다면 내일까지 머무르고 싶은데.

꼭 그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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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분 평온속에 머물다가

소실된 에너지를 보충하러 간다.

 

영원사가는 길

 

언제와도 좋을 듯한 그림.

 

하산길 공터에 전을 폈다.

생굴과 막걸리,

 

요건 제철 맞은 새조개

 

샤브샤브로....

 

몰랑탱탱한 새조개

 

 

인간들이 이제야 입이 벌어지네.

뭐! 자주좀 데려와 달라고?

글쎄.........

 

 

산행은 쬐끔

먹느것은 소 처럼...............

 

 

 

흐르는 음악 : 너만을 위한 사랑

출처 : 산에는...
글쓴이 : 뫼가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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